본문 바로가기
경제학

[경제학] 인플레이션이란 무엇인가

by voogle 2023. 6. 3.

각 나라 안에서 정해지는 금리의 변동은 국가 간 자본의 흐름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여러 국가의 금리를 비교해 조금이라도 금리가 높은 쪽으로 자본을 이동시키려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금리가 낮아지고, 외국 자본은 이자를 더 많이 주는 미국으로 빠져나갈 위험이 커집니다. 대규모 외국 자본이 국내시장에서 단기간에 빠져나가면 우리나라 화폐와 주식의 가치가 폭락해 금융기관이 위험에 빠지게 되죠.

인플레이션: 물가는 왜 오르는 거야?

 
통계청은 매달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하는데요, 소비자물가지수는 대개 전년 동월 대비 몇 퍼센트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즉 매년 물가는 내려갈 때보다 올라갈 때가 많은 셈이죠.
물가, 즉 물건의 가격이 오르는 것은 우리와 같은 일반 소비자에겐 그다지 좋은 뉴스가 아닙니다. 그런데 뉴스에서는 물가가 올랐다고 전하면서 경기회복을 예측하죠. 왜 물가가 오르면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 전망할까요? 물가와 경기는 도대체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인플레이션은 무엇일까?

 
물가는 특정 범위의 상품 가격을 종합해 평균을 낸 것입니다. 그 특정 범위에 소비재가 들어가면 소비재 물가로, 생산재가 들어가면 생산재 물가로, 소비재 및 생산재 등 모든 상품을 모두 종합하면 일반 물가로 분류합니다.
물가는 돈의 가치와 반비례하므로 물가가 오르면 돈의 가치는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청바지 한 벌 가격이 지난해 5만 원에서 올해 6만 원으로 올랐다면, 1년 사이에 돈의 가치가 1만 원이 떨어진 것이죠. 이렇게 물가가 오르고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을 인플레이션(inflation)이라고 부릅니다.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원인을 2가지로 요약합니다. 첫째, 수요가 늘어난 만큼 공급량이 따라주지 않을 때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demand-pull inflation)이 생깁니다. 구매자는 쓸 돈이 충분한데 물건이 없는 셈이죠.
둘째, 제품의 생산 비용이 올라서 제품 가격이 오을 때 비용상승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이 생깁니다. 가뭄 때문에 옥수수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어들어 가격이 폭등하면, 옥수수 사료를 먹고 자라는 가축의 고기와 유제품 가격도 덩달아 폭등하는 이유입니다.
이 밖에도 수요 증가 및 공공요금 인상, 저생산 제품의 공급 부족 등 다양한 요인이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줍니다.

선이냐 악이냐, 인플레이션의 두 얼굴

 
인플레이션은 국민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물가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통화량이 확대되고 화폐가치도 덩달아 떨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일부에서는 인플레이션을 ‘경제의 암’이라고 부르며 부정적으로 여기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긍정적 측면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먼저 인플레이션의 부정적인 면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월급 생활자는 손해를 봅니다. 만약 물가가 임금보다 더 오르면 근로자는 물가 상승분만큼 줄어든 임금을 받게 되고, 반대로 기업은 물가 상승분만큼 임금을 적게 주는 꼴이죠. 즉 물가가 오른 만큼 임금을 올려야 하는데, 근로계약은 보통 연간 단위로 하므로, 계약 갱신 이전까지 기업이 추가 이득을 보는 셈입니다. 인플레이션 현상은 사회적 약자인 근로자에게 불리합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면 소득 격차가 더 벌어져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고, 그로 인해 사회가 불안정한 상태에 빠지기 쉽습니다.
두 번째로 인플레이션은 국제수지*를 악화시키고 경제성장을 가로막습니다. 물가 상승은 곧 국내에서 생산한 물건의 가격이 상승한다는 말입니다. 국내 상품의 가격이 오르니 수출 경쟁력은 떨어지고 반대로 비싸진 국내 상품을 대체할 수 있는 수입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은 늘어나 무역수지 적자를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화폐가치가 떨어지므로 저축할수록 손해를 보게 됩니다. 결국 사람들은 저축하지 않고 소비에 치중하게 되고, 저축이 줄면서 자금이 부족해진 은행은 대출을 줄이며, 줄어든 대출 규모는 경제성장을 위축시킵니다.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의 부정적 측면만 설명했지만, 부의 재분배 측면에서는 인플레이션이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인플레이션은 채무자의 빚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빌린 돈의 가치가 떨어지니까 채무자에게는 유리하게, 채권자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하는 셈이죠.
또 인플레이션은 기업 투자를 활성화합니다. 인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되면 화폐가치가 계속 떨어집니다. 즉 은행에 예금을 하는 등 현금을 보유하는 것만으로 자산이 줄어드는 상황이 벌어지죠. 사람들은 화폐가치가 떨어져 입는 손해를 만회하려고 주식·채권 등을 통해 기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합니다. 기업에서도 회사에 쌓아둔 현금인 사내 유보금을 공장 설비 증설에 투자하거나 주식·채권에 투자합니다.
이처럼 적절한 인플레이션은 투자를 활성화해 경기를 살리는 데 보탬이 되기도 합니다.
 

인플레이션은 어떻게 막을까?

 
인플레이션은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도 없고 좋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각 주체에 따라 입장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정부는 대체로 경기가 급격히 상승하는 것보다는 안정적이기를 추구합니다. 이를 위해 급격한 인플레이션 조짐이 있으면 사전에 막기 위해 노력하죠. 그런데 인플레이션은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그 방법은 인플레이션 발생 원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첫째, 정부가 사회에 돈이 많아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고 판단하면 금리를 높여서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킵니다. 금리를 높여 저축을 장려하는 동시에 통화 공급을 줄이죠. 즉 화폐의 수요와 공급을 조절해 물가를 안정시키려고 합니다. 둘째, 인플레이션이 독과점 상품 때문에 발생하면 정부는 독과점 기업을 규제해 기업 간의 자유경쟁을 끌어내고 공정거래를 유도합니다.
셋째, 인플레이션이 임금 상승 때문에 발생한 경우에는 정부가 물가와 임금 상승의 한계치를 정해 임금이 지나치게 오르지 못하게 막습니다. 이렇게 임금을 비공식적으로 통제하는 소득 정책은 1960년대에 등장한 정책으로 오늘날 미국·영국·프랑스 등 서구의 많은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습니다.
넷째, 특정 산업의 생산성이 낮아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경우에는 정부 주도로 특정 분야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유통 구조를 개선해 그 분야의 공급량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합니다.